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반려동물과 함께하기/냥이일기

제1화. 집사 구인완료

집사 구인완료

집사를 뽑았다!!!

언제부턴가 형이랑 동생들이 하나둘 내 곁을 떠난다 옹~

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조그만 가방에 넣어져 도착한 곳은 병원….

잘생긴 의사 선생의 미소가 마지막 기억이다…. 

눈을 떠보니 내..내...내가....고....고자라니...

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다….

그런데 오늘 또 조그만 가방에 넣어졌다….

불길하다 또 멀 어찌하려고???

난 땅콩 두짝다 잃어버린 불쌍한 냥이라구…. 신이시여 제게 줄 시련이 더 남았나이까? 냥냥~

아 이제는 포기다. 맘대로 해라.

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.


집사 구인 완료



찌이이익~ 눈앞이 환하게 밝아온다. 

웬 시커먼 녀석이 나를 들여다본다.

덩치만 커다란 놈이 겁도 없이 내게 앞발을 들이민다.


'어쭈? 겁도 없는 놈이구나 덩치만 크면 다냐? 이 구역의 미친 냥이는 나다!!! 덤벼라~'


하지만 침착해야 해!! 아직 저놈의 전투력이 얼마인지 알 수 없으니 지켜보자…. 얌전히...

손이 내 얼굴로 다가온다. 

그냥 더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.


"캬아아악!!!"


그놈이 움찔하더니 손을 급히 뺀다.

어떠냐 내 하악질이?

덩치만 커다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이 어딜 감히!!!

찌이이익~ 갑자기 어둠이 다가온다. 몸이 공중에 부웅~ 뜨는 느낌이다. 

덜렁 덜컹 몸이 흔들린다.


"야 이 녀석아 어지럽다구~ 그만 흔들라구!!!"


십여 분을 그렇게 흔들리며 나는 생각했다.

그물망 사이로 보이는 바깥풍경이 계속 변하고 있다.


또 어디로 가는 걸까? 병원만 아니면 된다. 

허전한 내 아랫도리를 흘끔 쳐다본다. 

껍질만 남은 내 땅콩….


'아 슬프다. 이러고 살아서 무엇하리….'


삑삑삐비빅~디리링~ 흔들림이 멈추었다.


'여긴 어디지? 병원은 아닌듯하다. 다행이다.'


찌이익 가방이 열리고 아까 보았던 덩치 큰 놈이 나를 향해 있다.


"일랑아~ 새집이야. 어서 나와~ 착하지 우쭈쭈~"


'머라는 거냐? 우리말로 해! 넌 우리말도 모르냐? 바보 같은 넘'


"일랑아 어서 나와~ 아이고 이뻐라~"


덩치 산만한 넘이 내 앞에서 온갖 애교를 부린다.


'불쌍한 놈 덩치는 산만해서 애교라니 우웩~ 


그런다고 내가 금방 나갈 것 같으냐?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는데. 나 그렇게 쉬운 냥이 아니다!!!'

잠시 몸을 웅크리고 주변을 눈동자만 굴리며 살폈다. 어릴 적 살던 집이랑 비슷하긴 한데 다르다. 

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어진다. 

엄마는 잘 지내겠지?